도자기를 보통 아름다움의 관점에서의 문화재로만 보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도자기는 당시에는 아무나 만들 수 없는 최첨단 기술과 아름다움이 조합된 놀라운 발명품이었습니다. 새 항로를 개척하고 중국에서 도자기를 처음 접한 유럽의 귀족들은 도자기에 매료되어 식민지에서 얻어낸 막대한 은과 금으로 도자기를 사들였으니 말입니다. 일본은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서 수많은 도공을 끌고 가서 유럽 수출용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임진왜란을 서양에서는 도자기 전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일상생활 용품까지 도자기로 만들어 쓰는 기술력을 갖고도 유럽에 도자기를 수출하는 나라에서 우리나라만 빠져 있었던 것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10세기 고려 때 청자를 생산하기 시작하였고 11세기 후반부터 독자적으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자기 형태인 상감청자와 백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상감청자
우리나라는 중국 송나라의 영향으로 청자를 만들기 시작하였으나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기법인 상감청자를 개발하였습니다. 상감청자는 두 가지 특이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가 상감법으로 표면에 그냥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무늬를 새기고 새긴 무늬에 흰색과 붉은색 흙을 발라 넣어서 다양한 문양을 내는 기법을 사용합니다. 더 많은 정성과 기술이 필요한 기법입니다. 둘째, 청자라 하여 그냥 쨍한 푸른색이 아닌 은은한 비취색을 띠는 것이 그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은은한 비취색은 오늘날에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다고 칭송받기도 합니다. 고려에서는 다양한 문양에 다양한 도자기를 만들었음은 물론 청자로 기와, 촛대, 베게 등 각종 생활 도구들도 만들어 사용하였습니다. 고려사회에서 청자가 얼마나 널리 사용되는 품목이었고 얼마나 도자기 만드는 기술이 활성화되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더구나 고려는 상감청자를 도자기 본고장인 중국은 물론 동아시아 일대에 대량으로 수출도 했다고 합니다. 남송의 수도였던 항주는 물론 북경, 상해 심지어 티베트,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서도 고려청자가 발굴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상감청자가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산화철을 안료로 사용하는 철화청자, 세계 최초로 동을 이용하여 발색에 성공한 진사청자, 금분과 접착제를 섞어 그림을 그린 화금청자, 백토물을 이용한 백퇴화청자 등 다양한 청자로 발전하며 다양성을 극대화 하였습니다.
2. 백자
고려를 대표하는 도자기가 상감청자라고 한다면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도자기는 백자입니다. 《용재총화》에서는 ‘세종 때에는 백자, 세조 때에는 청화백자를 어기로 사용했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조선 전기에는 문양이 없는 순수백자와 청색 유약을 무늬를 낸 청화백자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조선은 경제위기를 겪었으며 임진왜란 때 너무 많은 도공이 일본으로 끌려가는 바람에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백자를 생산할 수 없었습니다. 이때 나타난 백자가 철화백자입니다. 청색 안료에 비해 철화 안료는 값싸고 구하기 쉬웠기 때문에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생산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전란이 충격이 회복되면서 다시 각종 백자가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상대적으로 철화백자가 짧은 기간 동안 만들어졌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수가 적어서 최근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철화백자가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 백자에는 ‘길상문’이라는 다양한 문양이 도자기에 그려지기 시작합니다. 주로 복숭아, 십장생 등의 문양은 무병장수를 의미하고 포도, 석류와 같은 문양은 다산과 풍요를 상징합니다. 이 밖에도 부와 복, 입신양명을 기원하는 문양들을 그려 넣기도 하여 주로 좋은 것을 기원하고 액운을 막는 의미를 담는 문양을 많이 그려 넣은 것들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 시대 대표적인 백자의 상징은 선비의 품위를 닮은 티 없이 맑은 하얀 빛에 균형감을 가진 달항아리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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