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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성리학은 고리타분한 쓸데없는 학문인가?

by 눈부신 오늘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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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리학의 등장 배경

유학은 고대 중국에서 공자, 맹자 등에 의해 개창된 가장 전통적이고 체계적인 사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을 최초로 통일하고 절대 권력을 추구했던 진시황은 유학자들이 각종 서적을 읽고 정치사상을 연구하며 그 지식을 바탕으로 사사건건 자신의 정책을 비판하니 유교 서적을 불태우고 유학자들을 땅에 묻는 분서갱유를 일으킵니다. 당연히 유학은 쇠퇴하게 되었지만 이후 한나라가 들어서면서 사라진 유교 경전을 복원하고 경전의 뜻을 해석하는 훈고학으로 다시 발전했습니다. 당나라부터는 과거 시험을 통해 관리를 선발했는데 시험과목이 바로 이 유학이었습니다. 하지만 불교가 크게 유행하면서 유교 경전은 과거 시험 과목 정도로 의미가 퇴색되었고 유학은 점점 사회적 영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성리학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사상으로 학문의 목표가 과거 시험이나 출세가 아닌 훌륭한 인물, 성인군자가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불교는 인도에서 넘어온 철학으로 사변적 성격이 강하고 철학적이고 논리적인 학문이었습니다. 이 비슷한 듯 다른 두 사상이 만나면서 유학이 새로운 형식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2. 성리학의 근본이념

중국 송나라 때 주희에 의해 집대성된 신유학인 성리학은 중국에서는 ‘이학’이라고 부르는데 조선에서는 퇴계 이황의 영향으로 성리학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성리학이 이학이라고 불리는 것은 바로 이가 만물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만물의 본질이며 순수하고 순결한 도덕성을 의미합니다. 즉 자연과 인간의 본질은 도덕성이라고 의미로, 유교 특유의 도덕주의를 이론화한 것입니다. 또한 기는 만물 그 자체입니다. 서양의 말로는 우주 만물의 에너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람도 기 덩어리이고, 책상도 기 덩어리입니다. 우주 만물이 모두 기이며 기의 순환으로 다양한 모양이 띠는데 그러한 기의 세계에 도덕이라는 본질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결국 세상의 본질은 불교가 이야기하는 무의미한 윤회의 과정이 아닌 의미가 넘치는 도덕적 순화의 과정인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열심히 학문을 연구함을 통해 참된 인간이 돼야 하고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인간이 인간으로의 본질적 도리를 다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음을 의미합니다. 이 갈고 닦음은 성현의 말씀을 되새기며 공부하다 보면 이치를 깨닫게 되고 이치를 깨달으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를 격물치지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반론이 많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과연 공부에 힘쓰면 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 말입니다. 물론 아니고 역사 속에서도 그게 아니라는 것이 많이 증명되었기에 도덕적 실천을 강조하는 양명학, 실용성을 강조하는 실학 등 새로운 유학의 사상들이 발전해 나갑니다.

3. 우리나라의 성리학

우리나라의 경우 성리학은 고려 말 안향에 의해 최초로 소개됩니다. 이후 이제현, 이색을 거쳐 신진 사대부의 개혁 사상으로 거듭납니다. 고려말 불교의 부패가 워낙 심했기에 억불숭유 정책을 펴며 조선의 통치이념으로 공식 지정하였고 중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관리를 선발할 때 중요한 선발기준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모든 교육기관의 핵심 교육 학문이었습니다. 이후 조선 시대에 성리학은 더욱 심화 발전하여 이황, 이이 때에 이르러 우리나라 성리학의 전성기로 독자적인 조선 성리학으로 성장합니다. 하지만 조선 후기에 갈수록 성리학 내 해석의 차이로 당쟁이 격화되며 새로운 사상을 수용하지 못하고 사고방식이 극도로 경직되는 등 성리학은 사회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맙니다. 이 때문에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성리학이 아주 쓸데없는 학문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4. 현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하지만 최근 인문학의 재발견들이 이루어지면서 논어나 맹자, 중용 등 여러 성리학책들이 현대인에게 읽히고 있습니다. 현대인이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이되어 있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면서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학문 자체에는 죄가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문화는 흥망성쇠를 겪습니다. 그것을 사용했던 과거 사람들의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성리학 자체와 그 시대 전체가 문제였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의 성리학이 국가체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 바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인간의 바른 도리를 안다고 반드시 옳은 행동을 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옳고 바른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당장 안다고 내 삶이 바로 달라지지는 않더라도 인간의 도리를 깨우치고자 노력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삶은 분명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여 나는 성리학이 고전으로서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널리 읽혀 보다 나은 자신을 가꾸어 가는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다고 여러분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한 현대의 우리나라가 아무리 서구화되어 있다고 하더라고 수백 년 우리나라 정신의 근간이었기에 아직도 인, 의, 예, 지와 효 사상 등 성리학의 기본 사상들이 우리들 정신에 깊이 뿌리 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 정신에 뿌리내려 있기에 성리학의 이론을 잘 정리하여 우리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활용한다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렵지 않게 그냥 성리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기본도리들을 추려서 읽고 생각하고 실천하도록 하며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높게 평가해주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깊이 발전시켰던 성리학을 잘 활용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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